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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4 : 희극왕 주성치도 놀랐을 Mini극의 대 히트

최근까지도 중국에서 유행한 <완완메이샹다오(万万没想到)>라는 매우 특이한 시트콤이 필자의 눈길을 끌어서 하루 만에 시즌1 전편을 전부 시청해버렸다. 하루를 다 쓰기로 작정했는데 막상 보다 보니 극 자체가 워낙 짧아서 두 시간 남짓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국 사회의 각 가지 이슈들에 코미디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주제를 풀어낸 것에 대해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다. 뿐만 아니라 처음 접해보는 포맷과 제작과정이 중국 연속극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는 듯 하여 이에 대해 간단히 생각을 정리해 본다.
5분짜리 시트콤의 히트
 2013 12 11일 기준으로 <완완메이샹다오(万万没想到)>는 매 회 평균 2563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3.91억회의 총 조회수를 기록했다. 중국판 트위터라고 할 수 있는 웨이보의 인기계정 Top1에 이름을 올렸고 중국 최대의 동영상 플랫폼인 Youku에서 드라마 부문 동영상 Top2, 평점순위 Top1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극중 주인공의 대사가 인터넷 유행어가 되는 등 사회적으로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5분정도 되는 아주 짤막한 방영시간과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주인공의 따발총 같은 독백 그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이어지는 전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포맷을 보여준다. 시트콤은 Youku Unimedia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져서 웹사이트에서만 방영되고 SNS를 통해 홍보되었다. Unimedia라는 제작사도 원래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고 뉴미디어에 광고를 대행해주는 광고전문회사이다.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되는 컨텐츠가 요즘 중국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인터넷 극이다.
전통적인 산업영역의 붕괴
 <완완메이샹다오(万万没想到)>를 통해 필자가 생각한 것은 중국에서 기성 기업들이 지켜온 산업영역의 경계가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 컨텐츠 제작사가 아닌 인터넷기업 Youku와 광고회사인 Unimedia가 만든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오락거리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다른 산업 영역에서도 기존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 지고 있다.
 알리페이(支付宝)로 대표되는 인터넷 결재 시스템이 카드사와 은행의 역할을 대신하고 바이두와 알리바바그룹 같은 인터넷 기업이 인터넷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예금에 이자를 주고 있다. 변혁 없이 예대마진 장사만으로도 편하게 수익을 올리던 국영은행들은 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택배회사인 순펑콰이디(顺风快递)는 최근 전자상거래로 업무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해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작년 한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게 된 콜택시 어플리케이션 때문에 택시회사들의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수 많은 분야에서 기업들간에 그리고 산업들간에 그어져 있던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지는 현상의 목격할 수 있다.
 규제는 있으나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중국은 분명히 규제가 많은 나라이다. 정치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중국 정부는 경제 전반에 걸쳐서 여느 시장경제체제보다 많은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은 위의 사례에서처럼 매우 동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장구조나 이해관계가 한번 형성 된 후에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 정적인 상태의 한국경제와 비교했을 때 매우 대조되는 측면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중국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산업계의 판도를 아예 송두리 채 바꿔놓는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변화들은 그저 산업간의 경계에 이제 막 미세한 균열을 만들어 내고 있는 정도일 뿐이다. 하지만 그 미세한 균열을 뚫고 나왔을 때 마주하게 되는 막대한 보상, 큰 나라가 가진 불확실성 등은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만드는 중국만의 매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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